※ 미중 무역전쟁 스토리 (1)에 이어서 연재합니다.
❐ 다시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
그저 헛된 바람이었을까요? 2019. 5. 10에 미국에서 열렸던 무역협상의 결말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그렇게 무역협상은 결렬되었고 미국은 다시 한번 대중국 관세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협상이 결렬된 2019. 5. 10에 중국산 수입제품 5,745개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죠.
여기에 질세라 중국도 몇 일후 미국산 수입제품 5,140개 (600억 달러 규모)에 대해 25%의 최고 관세율을 부과하였습니다. 여기에 또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5,745개 제품 외에 3,805개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았습니다.
❐ ‘화웨이’는 도대체 왜? - 기술 분야로 까지 확대된 미중 갈등
5. 10 협상이 결렬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 15 에 “Executive Order on Securing th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and Services Supply Chain” 즉,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게 됩니다.
자국의 회사들이 타국 정보통신회사의 기술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이 언급한 명분은 이렇습니다. 화웨이가 5G 기술에 있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는데, 이 5G 장비에 백도어(인증되어 있지 않은 유저에 의해 컴퓨터가 조종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국가 기밀을 빼돌리고 있으니, 자국의 안보나 산업 보호를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죠. 그런데 속내를 이야기하자면 엄청난 부가가치가 예상되는 5G 산업의 주도권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의 업체들에게 절대 넘겨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 조치 이후 미국 내 기업들이 화웨이를 비롯한 여러 관계회사들과 거래를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으며 (결국 화웨이랑 거래하지 말라는 뜻), 실제 인텔이나 퀄컴과 같은 회사들이 자사의 반도체 제품을 화웨이에 납품하지 않았었죠.
이렇게 되니 중국은 또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이번엔 무슨 머리를 짜낼까 궁금했는데, 희토류 공급 중단이라는 보복수단을 사용할 수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희토류는 미래 산업의 중요한 전략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를 비롯하여 휴대폰, 하이브리드·전기차 기술에 필요한 핵심적인 자원입니다. 그래서 화웨이를 건든 미국에 대항하여 세계최대의 희토류 매장국인 중국이 꺼내들 수 있는 효과적인 카드 중 하나임에는 분명했습니다.
❐ 무역을 넘어 극한의 외교 갈등으로..
“一个中国 - 하나의 중국”
중국은 예전부터 “하나의 중국”이라는 구호아래 홍콩, 타이완, 마카오는 절대 나눌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는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런데 대만의 차이잉원 정권은 반중친미 행보를 보여 왔고,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이러한 대만정권을 또 지지했죠. 그러면서 미국은 국방부의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대만을 독립적인 국가로서 기재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미국의 행보를 중국은 당연히 탐탁지 않게 생각했죠.
게다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의 천안문 사태30주년을 맞아서 코멘트를 던졌는데, 중국의 공산당이 민주주의를 무력과 폭력으로 진압했다는 매우 비판적인 취지의 논평이었습니다. 더불어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큰 외교적인 갈등으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중국 외교부의 대변인이 나서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비난했으며, 중국 당국이 미국 유학 경계령과 더불어 유커의 미국 관광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시행하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 환율전쟁
1차 휴전이 있은 지 6개월여가 지난 2019. 6. 29. 미국과 중국 양국의 정상은 일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만나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후에 열린 실무협상이 별 성과 없이 끝나버리자, 작년 8월을 기점으로 또 다른 대중국 관세 부과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죠.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자국 내 국유기업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을 금지시켰고, 위안화 가치를 절하시키면서 자국 수출품의 가격을 낮추고 저가공세로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응하였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대응을 보면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에 이릅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이 되면 미국의 조달시장에 접근이 원천적으로 금지되고 미국 기업들의 현지 투자도 제약을 받으므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 다시 찾아온 휴전..이번엔 진짜??
끝을 향해 달려가던 미중 무역전쟁에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요?
2019. 10. 10 ~ 11에 미국에서 열린 무역협상에서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일부 합의안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30%까지 인상하기로 했던 관세율을 보류하였으며, 중국이 5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양국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1,200억 원 가치의 중국산 수입제품의 관세를 15%에서 7.5%로 낮췄으며 중국 또한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금융 산업을 포함한 포괄적인 중국시장 개방과 대중국 환율조작국 해제 등에 합의하였습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를 비롯하여 많은 난제들이 남아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중요한 변곡점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 미중 무역전쟁은 아직 현재진행형...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중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이에 따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국내 여론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부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재기하며 양국 간의 외교의 흐름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끝낼 수 있다.”는 과격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죠.
또한,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추진하자 미국에서는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보고 무역, 투자, 비자 발급 등에 있어 특혜를 보장함)를 박탈하며 양국이 다시 한번 설전을 벌였죠.
더불어 미중 무역전쟁의 불씨인 위안화의 약세가 최근 들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주시하고 있는 미국이 언제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여 양국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불안감을 주는 요소입니다. 그만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두 나라이기 때문인데요. 곧 미국에서는 대선도 다가오고 있고, 양국의 대내외적인 정치 환경이 무역전쟁의 끝을 가늠하기 힘들게 하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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