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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주식 공부

디커플링을 바라보는 시선

by 밸류포털 2020. 7. 18.

디커플링

디커플링을 바라보는 시선

지난 610일 나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1만 선을 돌파했습니다. 미국의 나스닥뿐만이 아니죠. 우리나라의 주식시장도 713일 종가를 기준으로 2,186.06포인트로 연 저점이었던 지난 319일의 종가였던 1457.64포인트 대비 5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국면에서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이 시점에 주가는 상승하고 있는 이 역설적인 현상 즉, 디커플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회의 각 영역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는데, 이 디커플링 현상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던져준 경제영역의 또 다른 숙제인 듯합니다.

 

나스닥 폭등

디커플링이란?

독자 분들 커플링(Coupling)’이라는 영어 단어를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커플링의 사전적인 의미를 들여다보면 연결’, ‘동조라는 뜻을 가집니다. 그렇다면 커플링에 반대의 뜻을 가진 ‘de’ 접두사를 붙인 '디커플링(Decoupling)'은 당연히 분리’, ‘탈동조를 의미하겠죠?

 

사전적인 의미와 같이 경제용어로써의 디커플링은 어떤 한 국가의 경제적인 흐름이 세계적인 경제 흐름과 다른 방향의 전개를 보일 때, 혹은 한 경제요소가 전체적인 경제 흐름과 다른 흐름을 보일 때 사용하고 있는 용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오늘 언급하고자 하는 디커플링은 실물경제와 주식의 탈동조 현상입니다.

 

실물경제와 반대로 가는 주식시장 - 디커플링

코로나 바이러스 국면의 경제상황과 주식시장

코로나 바이러스 국면에서 올해(2020)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하여 -1.3%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런 수치적인 면을 떠나 지역의 상권이 거의 붕괴되다 시피하며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을 우리가 직접 목격하였고, 이에 따라 국가에서는 사상초유의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할 만큼 경기가 나빴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어땠나요?

 

서두에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 바이러스 국면에 접어든 초기에만 반짝 하강하였을 뿐 이내 2,000포인트 이상을 회복하였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주가 수익비율인 PER도 3월에 14.66으로 저점을 찍은 후 416.26, 519.62, 6월에는 24.18로 꾸준히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최근의 증시는 이상하리만치 현실 경제와는 괴리가 큰 디커플링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IMF 위기를 비롯하여 미국의 9·11, 서브프라임 사태 등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있을 때, 증시는 경기를 따라서 악화되었고 그것을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국면에서는 도대체 왜 증시가 디커플링 현상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다 힘든데 주식시장을 활황이네..

디커플링의 원인은?

디커플링의 원인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유래를 찾기 힘든 초저금리 시대에 기인하고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실물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었죠. 그리고 이 때문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제로로 낮추었고,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 한국은행에서도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추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 예산에 또 추가 예산을 푸는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이 막대한 유동자금의 상당수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투자할 곳을 잃고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현상을 보이면서 주가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으로 몰려드는 현금

초유의 디커플링. 경기회복의 신호인가 버블의 그림자인가

이러한 디커플링은 과거에도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의 디커플링은 실물경기와 주식시장 간의 괴리가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큰 수준이기 때문에 초유의 디커플링이라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초유의 디커플링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견이 서로 엇갈립니다.

 

일단,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측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하강 지표가 올해 2~3월 중 주가에 이미 반영되었고, 이르면 올해 3분기나 늦어도 4분기에는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 기대하며 선행적으로 투자하면서 주가가 올랐다는 것입니다.

또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저금리와 유동성의 확대를 감안하면 지금의 주가지수가 오히려 과대평가가 아닌 적정한 수준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디커플링 낙관론

그러나 반대로 지금의 디커플링이 주식시장의 폭풍전야를 알리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경제성장률, 경상수지, 물가의 상승률, 실업률을 비롯한 중요한 경제지표들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지표들이 현재가 바닥이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와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인해 더 추락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암담한 것이죠. 이로 인해 경제의 펀더멘탈과의 지나친 주식시장의 괴리 즉, 디커플링은 버블이며 이 버블이 곧 터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디커플링 부정론


독자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어느 쪽의 의견이든 그에 따른 근거는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디커플링이 시장의 상황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또한, 투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적인 사실이나 분석에 의하여 투자를 집행했던 사람의 입장에서도 디커플링이 가져다주는 혼란이 합리적인 판단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죠.

 

모쪼록 섣불리 투자하기보다는 경기 상황과 기업실적을 냉정히 살피시고 신중하게 접근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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